6월 29일 오후 4시 무렵에 작성했던 글 입니다.ㅎㅎ
오늘은 일 하자마자 포스팅을 합니다.
원래는 사진만 찍어두고 애들 다 자는 밤에 포스팅을 하곤 하는데요
지금은 제 허리가 무척 힘들어서
기분이라도 좋아지고 싶네요.
하우스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역시 장마철인지 하루종일 오락가락 하네요.
이렇게 비내리는 날씨엔 파전에 막걸리 라던데 저는 막걸리 취향이 아니므로 파전에 스프라이트 한잔 하고싶네요.
그런데..
이렇게 비 오는 날 하면 좋은 일이 있지요. 바로 밭에 콩, 깨 심기 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양을 심는데 비오는날 심으면 따로 물을 주거나,
비닐멀칭에 모종 닿을까봐 흙을 높이 올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에요.
마침 저희 밭에도 파종해 놓은 친구들(?)이 있답니다.
참깨 파종하고 며칠 후 콩(서리태)도 파종 해놨는데요
그 친구들이.벌써 이렇게.컸지 뭐에요
그런데 엄마가 계산 해 보더니 부족하다는겁니다.
저번에 20판 파종 했었는데.. 10판은 부족하다는거에요
그리고 상토를 사와서 제 하우스 안에 넣었습니다
아.. 나보고 하라는거구나
원래 엄마가 까라면 까는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3개월 아기의 노동력까지 착취(?)해 가며 열심히 콩 포트를 했습니다ㅋㅋㅋ
지난번에는 화창해서 덥긴 했지만 몸은 멀쩡했는데,
오늘은 양이 반밖에 안되는데도 이미 5번째 판에서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날씨와 나이의 영향..
23개월 노동자가 할머니 따라 안에 들어가자 이제 저만의 고요한 시간이 찾아왔지요.
단순 작업의 반복은 은근한 힐링을 준답니다. 막내딸이 들어가서 그럴지도 모르구요ㅋㅋㅋㅋㅋㅋㅋ
10판을 거의 다 해갈무렵.
엄마가 외출하면서 폭탄을 던지고 갑니다.
아 왜!!!! 라고 하고싶지만.. 내가 안하면 엄마가 다 해야되는거라 효녀 된 척 그냥 잠자코 심으러 나갑니다.
첫 판은 너로 정했다!
둑으로 갑니다
논 주변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부지런한 농부 아저씨들은 아주 약간의 땅도 노는 꼴(?)을 못 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콩을 심고야 마는 것 입니다.
특히 우리 옆 논 할아버지는 정말 장난 아닙니다!!
타고난 농사꾼이신데 겁나게 부지런하시도 위트도 있으시죠.
자꾸 아들하나 더 낳으라는 막말도 던지시구요ㅡ..ㅡㅋㅋㅋㅋㅋ
두칸 건너의 논주인 아저씨는 콩을 이렇게 심으셨네요.
논은 주변에 농수로가 반드시 있기 때문에 콩에 물 주기도 쉬우니까요.
그리고 저희 땅 둑 입니다. (합법적으로)성토 해서 옆에 논들보다는 높아요.
저희는 저 둑에 몽땅! 땅을 뺑 둘러서 몽따앙!! 콩을 심습니다.
이쪽으로 봐도 저쪽으로봐도 보기만 해도 허리가 아프네요.
그래도 다행히 저희는 철저한 분업화(?)가 되어 있답니다. 아빠 땅을 삽으로 미리 파 놓거든요ㅎㅎㅎ
땅 파는게 제일 힘든데 그걸 아빠가 삽질로 해결해 주니 심는 입장으로는 일이 반으로 줄어든거죠.
심는건 작년까지는 엄마 혼자 했는데 올해는 제가 추가로 투입 됐습니다.
능숙한 조교의 시범 입니다.
콩은 이렇게 심으면 돼요
꾸욱 눌러줍니다. 끝!!
콩 심기 엄청 쉽죠? 양이 많아서 문제죠..
장갑끼고 본격적으로 콩 심기를 했습니다.
사실 비오는날 흙일 하면 장갑이 떡이 되어서 오히려 맨손이 편하긴 한데요.
저는 손을 보호하려고 끼기보다는 지렁이같은 애들 만질까봐 낍니다.
고마운 친구들인건 알겠는데 맨손에 닿는건 너무너무너무너무 싫거든요.
그렇게 오늘 할당량 만큼의 콩을 심고
장갑은 떡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사이
큰딸래미 퇴근 차가 오십니다.
오우 지쟈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